태어난 직후엔 직립보행이 부러웠고,

걷고 나서는 말하는 녀석이 부러웠고,

말 배우고 나면 글 배운 놈이 부러웠고,

글 배우고 나니 공부 잘하는 놈이 부러웠고,

공부 하다보니 대학 잘간 놈이 부러웠고,

대학 와보니 취직한놈이 부러웠고,

취직하면 승진한 사람이 부럽고,

승진하면 결혼한 사람이 부럽고,

결혼하면 자식 있는 사람이 부럽고,

자식 생기면 자식 없는 사람이 부럽고,

자식 다 크고 승진도 몇번 더 하니 은퇴 한 사람이 부럽고,

은퇴하고 보니 아직 일하는 사람이 부럽고,

그리고 더 늙어서는 젊은 사람이 부럽고,

그러다 보니 결국 난 지하에 한 나무 상자 안에 갇혀 있더라.


그리고 이제 다시, 난 내 무덤 앞에 아장아장 이제 걸음마 배우는 저 아기가 가장 부럽구나.

by 민트앤라떼 2012. 3. 30.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