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해.

10여 년 전, 베이징 유학시절 
제 남편은 머리카락이 없는 저를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12년 전 악성 위암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저희 머리칼은 다 빠졌습니다. 

결국 위를 3분의 2이상 잘라내야 했고
병원비조차 모자라 생활은 궁핍했지만 
항상 웃음과 위로를 전해주는 우리 남편...

그 때문이었을까요,
약물 치료 후 아이도 낳을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남편의 지극한 간병 후 저희는 기적적으로 
자녀도 얻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갓 태어난 첫날 아기를 안고
너무 기뻐하면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러 줬습니다.
지금도 그 감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2008년에 또다시 저에게 병마가 찾아왔어요.
어렸을 때 유방에 양성 종양이 있었는데,
악성으로 전이되었습니다.

수십 번 병원을 오고가야 했지만 
언제나 남편은 제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또한 남편은 다리가 불편한 저를 위해
20년 전에 소아마비 수술을 받았던 병원을 찾아가 
달리기를 할 수 있도록 
2차 수술까지 받으려고 했지만 
이미 적정 시기를 놓쳤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또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기가 막히게도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생전에 처음으로 무균실에 들어가야 했고
끝없는 병마와의 싸움야 했지만 
이 때마다 절망한 저를 위해
손을 잡아줬던 남편..

남편은 일을 하면서도 요리와 가사를 도맡아합니다.
그런데도 감사할 일이 많다고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더욱이 제 딸은 달리기를 잘하는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자라고 있어서 우리 부부는 행복하기만 합니다. 
저는 너무 많은 사랑을 빚졌습니다.
이 사랑의 빚을 저도 갚을 수 있는 시간이 있기를...

지금은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고 
월세도 밀려있지만 
이 시간 또한 남편께 감사하며 극복하려고 합니다.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알게 해준 
내 사랑하는 남편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 남편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인 올림 -



사랑밭 새벽편지 가족님!
가슴 찡한 댓글로 사랑의 넓은 밭을 
이 가정에 심어지게 합시다.

- 끝없이 주는 사랑은 감격입니다. -
 
 
by 민트앤라떼 2013. 2. 8. 11:32